지지난 주 금요일, 아내가 잠시 한국으로 떠나고 난 뒤 일주일이 어떻게 지나갔는지 모를 정도로 정신없이 흘러갔다.
블로그 포스팅도 최소 일주일에 두 번 정도는 꾸준히 하려고 다짐했건만, 아침저녁으로 아이 썸머스쿨 픽드랍에 운동 픽드랍까지 챙기다 보니 어느새 일주일이 훌쩍 지나버렸다. 체력적으로는 하얗게 불태웠지만 나름대로 알찼던, 아빠의 독박 육아 일주일을 조금 늦게나마 기록해 본다.
📌 목차
1. 랭리 더비 리치 공원(Derby Reach Park)에서의 야외 예배
내가 출석하고 있는 밴쿠버의 한인 교회 '테바교회'에서는 일 년에 한 번, 딱 이맘때쯤 야외 예배를 드린다. 올해는 우리 집에서 가까운 랭리(Langley)의 더비 리치 공원(Derby Reach Regional Park)에서 주일 예배를 드리게 되었다.
예전에 한 번 가본 적이 있는 공원인데, 밴쿠버의 다른 유명한 대형 공원들에 비해 훨씬 한적하고 조용한 편이라 여유를 즐기기 참 좋다.
이곳에는 캠핑장도 함께 운영되고 있는데, BC 주립 공원(BC Park) 시스템이 아니라 'Metro Vancouver' 공원 안내 사이트에서 따로 예약을 해야 한다. 그런데 여기도 캠핑장 예약하기가 그야말로 하늘의 별 따기다. 우리가 야외 예배를 갔던 날도 역시나 캠핑장은 풀 부킹(Full Booking) 상태였다.
우리는 피크닉 존에 자리를 잡고 예배를 드린 뒤, 다 같이 맛있는 바베큐를 구워 먹고 오후에는 간단한 게임도 하며 아주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2. 랭리 교육청 무료 썸머스쿨 시작 (SD35 등록 팁)
캐나다 초등학교는 보통 6월 마지막 주부터 8월 말까지 꽉 채운 두 달간 긴 여름방학에 들어간다.
이 기나긴 방학 기간 동안 밴쿠버 지역의 각 교육청에서는 '썸머스쿨(Summer Session)'을 운영하는데, 정말 감사하게도 우리 아이가 속한 랭리 교육청(SD35)은 썸머스쿨을 전액 무료로 운영하고 있다.
등록은 보통 4월쯤 교육청 홈페이지를 통해 미리 진행된다. 학년별, 주제별로 정말 다양한 프로그램들이 운영되는데, 사이트 오픈 시간에 맞춰 들어가면 신청 자체가 그렇게 어렵지는 않다. 내년에도 비슷한 시기에 진행될 테니 랭리에 거주하시는 학부모님들은 4월쯤 미리 썸머스쿨 공지를 눈여겨보시면 좋을 것 같다.
아침 9시부터 12시까지, 그것도 한 달 동안이나 무료로 아이를 보낼 수 있으니 학부모 입장에서는 이만한 꿀 프로그램도 없다. 여기 안 보냈으면 긴긴 방학 동안 시간 때울 곳도 마땅치 않고, 따로 비싼 사교육 학원이나 캠프에 돈을 들여 보내야 했을 것이다. 이 고마운 썸머스쿨이 끝날 때쯤이면, 우리 가족은 아마 온타리오로 이삿짐을 싸고 있겠지.
3. 농구부터 수영까지, 렉센터 스포츠로 꽉 채운 픽드랍의 늪
아내가 없는 기나긴 한 주를 무사히 버텨내기 위해, 방과 후 지역 렉센터(Rec Center)에서 하는 운동 프로그램을 두 개나 신청해 두었다. 그리고 이 선택으로 인해 내 일주일은 완벽한 '픽드랍의 늪'에 빠지고 말았다.
- 오전 12시: 썸머스쿨 마치고 픽업 후 집에서 점심 & 휴식
- 오후 4시 30분: 농구 수업 드랍
- 오후 6시 40분: 수영 수업 드랍
수영까지 모두 마치고 집에 오면 어느덧 저녁 8시. 중간에 저녁을 대충 먹이고 수영을 보냈음에도, 집에 돌아오면 물놀이 탓에 배가 고프다고 난리다. 결국 다시 밥을 차려 먹이고 치우고 나면 밤 9시가 훌쩍 넘는다.
솔직히 체력적으로 너무 정신이 없어서 '내가 일정을 너무 빡빡하게 짰나' 후회도 살짝 밀려왔지만, 그래도 아이가 몸을 부대끼며 너무 좋아하고, 땀 흘리며 건강하게 방학 시간을 보낼 수 있어서 결과적으로는 아주 만족스럽다.
4. VBS 봉사와 온타리오 이사 준비로 하얗게 불태운 주말
주중의 픽드랍 릴레이가 끝이 아니었다. 이번 주 금, 토, 주일 3일간 교회에서 여름 성경학교인 VBS(Vacation Bible School) 행사가 열렸다.
한국에 가기 전, 아내가 "당신 집에서 특별히 하는 거 없으면 VBS 봉사라도 해봐~"라고 툭 던진 말에 아무 생각 없이 "알겠어, 3일 다 할게!"라고 덥석 대답해 버렸다. 하지만 이미 픽드랍으로 체력이 바닥난 상태에서 아이들 수십 명과 함께 에너지를 쏟으려니, 첫날부터 괜히 3일 다 한다고 했나 뼈저리게 후회했다.
금요일 첫날 일정이 밤 8시에 끝났는데, 집에 오자마자 그대로 침대에 기절해버렸다. 그래도 정들었던 테바교회에서 타주로 떠나기 전 마지막으로 의미 있는 봉사를 할 수 있었고, 3일 동안 아이들과 함께 은혜롭게 잘 마칠 수 있어서 결국엔 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이 와중에 한국을 방문하고 돌아오시는 목사님 공항 픽업도 다녀오고, 틈틈이 온타리오주 자동차 보험과 이삿짐센터까지 알아보느라 혼을 쏙 빼놓은 일주일이었다. 그래도 무사히 아무 사고 없이 아내 없는 한 주를 나름대로 씩씩하게 잘 보낼 수 있어서 참으로 감사한 한 주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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