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드라마 제작 속도나 트렌드 반영을 보면 참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사회적으로 판사 문제가 시끌시끌하면 판사 관련 드라마가 나오고, 검사 관련 이슈가 터지면 귀신같이 검사 드라마가 나온다.
이번에는 얼마 전 온 나라를 뜨겁게 달궜던 '학교 내 악성 민원과 교권 추락'에 관한 이슈를 다룬 드라마가 넷플릭스에 올라왔다. 물론 사태가 터지기 훨씬 전부터 기획되고 제작이 끝난 작품이겠지만, 타이밍 좋게 간만에 속이 뻥 뚫리는 시원한 사이다 같은 드라마를 만나게 되었다.
📌 목차
1. 교권보호국 나화진 감독관의 통쾌한 사이다 액션
드라마의 내용은 선을 넘은 불량 학생들과 자격 미달의 불량 교사들을 '교권보호국'에서 파견된 나화진 감독관이 무자비하게 참교육하며 해결하는 스토리다.
처음 1편부터 타협 없는 통쾌한 내용과 액션이 펼쳐지는데, 왜 이 작품이 인기몰이를 하고 있는지 단번에 알 수 있었다. 특히, 자기가 가진 얄팍한 권력과 위치를 이용해 약자인 선생님이나 힘없는 학생들을 괴롭히는 가해자를 철저히 응징하고, 그 힘의 원천까지 박살 내버리는 설정이 카타르시스를 극대화한다.
2. 교사를 보호하지 못하는 한국 교육 시스템의 씁쓸한 현실
통쾌한 드라마를 보면서 한편으로는 마음이 무거워졌다. 과거 뉴스를 통해 선생님들과 학생들이 극단적인 선택을 해야만 했던 비극적인 사건들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문제가 생겼을 때, 왜 거대한 시스템은 교사를 보호하는 울타리가 되어주지 못할까? 말도 안 되는 억지 민원에 교사가 직접 일대일로 대응해야 하고, 심지어 소송의 당사자가 되어 모든 책임을 뒤집어쓰는 구조가 과연 정상적인가?
학교를 책임져야 할 교장이나 관할 지역 교육청은 구성원인 교원을 앞장서서 보호하기보다는, 혹여나 불똥이 튈까 자신들의 책임을 회피하고 사태를 조용히 덮기에만 급급해 보였다. 교원 노조 또한 진정으로 현장의 교원들을 지키기보다는 자신들의 기득권 유지를 위해 움직이는 것은 아닌지 회의감이 들기도 했다.
3. 캐나다 학교의 학부모-교사 소통 방식 (WhatsApp)
내가 살고 있는 이곳 캐나다에서도 당연히 학부모가 선생님과 직접 커뮤니케이션을 한다. 새 학기가 시작되면 선생님의 학교 이메일이 공유되고, 아이에 관해 묻거나 문제가 생기면 선생님께 1차로 연락을 취한다.
의사소통의 방식은 선생님마다 조금씩 다르지만, 지금 우리 딸아이의 담임 선생님은 '와츠앱(WhatsApp)' 단체방을 만들어 학부모들과 수시로 소통하고 있다.
캐나다라고 해서 진상 학부모가 왜 없겠는가. 상식을 벗어난 희한한 민원을 제기하는 학부모는 어디에나 존재한다. 하지만 진짜 문제는 그 민원을 걸러내고 조율할 '제도적 완충 지대' 없이, 교사 개인이 맨몸으로 모든 감정노동을 감당하게 방치하는 한국의 시스템 자체에 있는 것 같다.
4. 구조적 개선과 법적 제도 마련의 필요성
우리나라도 시스템적인 방어막이 절실하다. 예를 들어, 현장 체험학습을 갈 때 캐나다처럼 학교 측에서 명확한 동의서를 받고, 그 동의서의 효력에 의해 교사가 철저하게 법적인 보호를 받을 수 있는 굳건한 제도가 마련되어야 한다.
만약 학부모가 그 동의서에 사인을 하지 못하겠다면? 간단하다. 그날은 집에서 부모가 직접 아이를 돌보면 된다. 학교는 무한 책임을 져야 하는 '양육 외주 업체'가 아니기 때문이다. 나아가 교사 본연의 업무인 '교육' 외에 파생되는 잡무나 법적 분쟁 대응 등은 아예 외주를 주거나 전담 행정 직원을 별도로 채용해야 맞지 않을까?
어쨌건 넷플릭스 드라마를 보면서 막힌 속이 뻥 뚫리는 통쾌함을 느끼는 동시에, 한편으로는 참 많은 씁쓸한 생각들이 머릿속을 맴돌았다. 그래도 이런 주제의 드라마가 사회적으로 큰 인기를 얻고 있다는 것은, 비정상적인 교육 현실을 바로잡아야 한다는 메시지에 동의하고 지지하는 대중이 그만큼 많다는 뜻이니 다행스럽기도 하다. 한국의 교육 현장이 부디 상식적인 방향으로 회복되기를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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